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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영: 겹겹의 사색, 어둠에서 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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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곽수영 개인전 《The Layers of Contemplation, From Darkness to Light》
주      최 가나아트
장      소 Space 97 | 가나아트센터 1층 (서울시 종로구 평창 30길 28) 
일      시 2025. 12. 19 (금) – 2026. 1. 25 (일) (총 38일간)
출 품 작 품 회화 20여 점



가나아트, 2025년 마지막 전시로 곽수영 개인전 개최

2021년 전시 이후 4년 만에 가나아트에서 선보이는 개인전
한층 더 완숙해진 신작 포함한 회화 20여 점 한 자리에

산 풍경을 모티프로 삼은 대표작 <La Tempête(폭풍)>와 
성당 시리즈 <Voyage Immobile(부동의 여행)>을 중심으로 
‘쌓고, 긁어내고, 드러내는’ 곽수영 회화의 핵심을 조명
선과 빛, 어둠과 사색이 교차하는 다양한 연작을 폭넓고 깊이 있게 조망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질 수도 있었을 순간들의 잔상을 기억해 낸다.”
기억의 잔상과 내면의 사유를 화면에 옮긴 곽수영의 작가적 태도에 주목
관람객에게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제안하는 전시


가나아트는 2025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시로 곽수영(Kwak Soo Young, b. 1954-)의 개인전, 《The Layers of Contemplation, From Darkness to Light》을 2025년 12월 19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가나아트센터 ‘SPACE 97’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1년 이후 4년만에 가나아트에서 선보이는 그의 개인전으로, 대표작 <La Tempête(폭풍)>와 <Voyage Immobile(부동의 여행)>을 중심으로 회화 20여 점을 한 자리에 소개하고, 지난 시간 동안 더욱 심화된 곽수영의 작업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본 전시는 선과 빛, 어둠과 사색이라는 곽수영 회화의 핵심적인 조형 언어가 어떻게 서로 얽히며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 왔는지를 폭넓고도 깊이 있게 살펴보는 자리이다. 특히 ‘쌓고, 긁어내고, 드러내는’ 작가 특유의 작업 방식은 단순한 기법을 넘어, 기억과 시간, 의식의 층을 화면 위에 축적하는 사유의 방식으로 읽힌다. 전시는 곽수영이 오랜 시간 천착해온 이러한 작가적 태도가 오늘의 작업에서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1954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난 곽수영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80년대 중반 프랑스로 거처를 옮겨 파리 소르본 8대학에서 조형미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파리를 거점으로 유럽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며,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이 선정한 ‘올해의 한국 작가’로 이름을 알리는 등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다. 또한, 재불 작가 협회 ‘파리 소나무회’를 창립하고 공동 창작 아틀리에를 개관하는 등 프랑스 현지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명상의 시간과 기억의 흔적,
먼저 작품의 이미지에 집중하여 생각의 흐름을 멈추고 외부세계의 소음에 초연해진다.
그 다음, 내면 깊숙이 묻혀 있는 잊어버린 기억, 이미지와 느낌들을 끌어낸다.”
-곽수영

곽수영은 유화와 아크릴, 때로는 도자기 유약을 활용해 캔버스 위에 색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건조된 표면 위에 다시 색을 입히는 이 과정은 여러 차례 반복되며, 화면에는 자연스럽게 두터운 물질감이 형성된다. 이후 그는 이렇게 축적된 마티에르를 긁어내고 벗겨내는 과감한 행위를 통해 화면에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온다. 거친 제스처가 지나간 자리에는 뜻밖에도 잔가지를 엮은 둥지나 손에 감긴 실타래를 떠올리게 하는 온화한 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동시에 겹겹의 표면 아래 잠재되어 있던 밝은 색채가 드러나며, 어둠 속에서 서서히 빛이 번져 나오듯 화면과 공간을 은은하게 밝힌다. 이렇듯 곽수영의 회화는 단순한 재현이나 장식적 효과를 넘어, 내면의 시간과 감각을 ‘선(線)’이라는 조형 언어로 드러내는 수행적 회화로 평가된다. 이 과정에서 화면은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이라기보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이자 기억이 오고 간 자리로 남는다.  





“색은 선을 보이게 하는 바탕이 되고,
선은 색을 보이게 하는 이유가 되도록 준비하며 작업한다.”
-곽수영

특히 이번 전시의 제목인 ‘The Layers of Contemplation, From Darkness to Light(겹겹의 사색, 어둠에서 빛으로)’는 이러한 작업 방식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선과 빛을 매개로 내면의 시간을 시각화해온 곽수영의 작업은 ‘겹겹의 사색’이 화면 위에 서서히 구현되는 과정이다. 캔버스에 재료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굳어진 마티에르를 긁어내는 반복적 제스처는 기억의 잔상이 층을 이루며 떠오르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두껍게 중첩된 표면 아래로 스며 나오는 빛은 마치 오래된 기억이 어둠 속에서 되살아나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이는 ‘부동(不動)의 여행’, 즉 기억과 시간이 잠시 머무르는 사유의 지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둠 속에 잠겨 있던 색과 형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은, 전시의 부제인 ‘어둠에서 빛으로’라는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화면 앞에서 관람자는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을 넘어, 그 앞에 머물며 자신의 내면을 더듬는 사유의 시간에 진입하게 된다. 

주요 작품인 <La Tempête (폭풍)>(2025, 194x260cm)는 산 풍경을 모티프로 삼아, 작가의 내면이 요동치던 시기의 감정을 비바람 치는 자연의 이미지로 치환한 작품이다. 안정되지 않은 마음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겹겹의 물감과 긁힌 흔적을 통해 감정의 파동과 에너지를 암시적으로 드러내며, 자연 풍경과 내면 풍경이 맞물리는 회화적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는 곽수영의 회화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심리적 상태와 감각의 밀도를 화면 위에 응축하는 작업임을 보여준다.





“여행의 관점에서 출발과 도착은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시간을 함축한다.
과거와 미래의 두 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이 잠시 머무르는 순간에 
‘부동의 여행’의 정령들을 마주할 수 있다.”
-곽수영

또한,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중심축인 <Voyage Immobile (부동의 여행)> 연작은 실제 이동으로서의 여행이 아닌,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사유와 기억의 흐름을 은유한다. 이 연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수직적 구조와 깊이 있는 공간감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주해온 성당의 고딕 양식에서 출발한다. 고딕 성당이 지닌 공간성은 단순한 건축적 형식이 아니라, 내부로 들어선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고 침묵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곽수영은 이러한 성당의 구조와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선의 반복과 층위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구현한다. 이처럼 〈Voyage Immobile (부동의 여행)〉에서의 ‘여행’은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고딕 성당 내부에서 경험하는 정지된 시간과도 같이, 과거와 미래가 잠시 겹쳐지는 사유의 상태를 가리킨다. 반복되는 선의 제스처와 빛의 흔들림을 통해 작가는 그 경계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던 순간들의 잔상을 끈질기게 불러내는 것이다.





“아득히 먼것을 기억해 내기는 모호하지만 
어느 순간에도 기억하고자 하는 욕망은 단호하며 강렬하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표현하자고 하는 욕망은 거의 모든 예술가의 본질적일 수 있다.”
-곽수영


나아가 또 다른 주요 연작인 <Jeu de Lumiere (빛의 유희)>는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빛’에 대한 탐구를 보다 응축된 이미지로 풀어낸 작업이다. 이 연작에는 촛불을 직접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뿐 아니라, 성당 내부를 배경으로 빛이 점화되고 확산되는 순간을 담아낸 화면들 또한 포함된다. 〈Voyage Immobile (부동의 여행)〉이 고딕 성당의 구조적 공간을 통해 정지된 시간을 그려낸다면, 〈Jeu de Lumière (빛의 유희)〉는 그 공간 안에서 점화되는 가장 작은 빛의 순간에 주목한다. 이 연작 속에서 빛은 화면을 밝히는 중심이자 동시에 불안정한 존재로 등장한다. 이는 어둠 속에서 기억이 떠오르는 찰나, 사유가 시작되는 최초의 지점에 대한 탐구라 할 수 있다.

성당 내부에서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빛의 울림, 고요한 공간을 가로지르는 선의 떨림, 그리고 두터운 표면 아래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색의 깊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일상의 소음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 안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화폭 앞에 머무는 시간은 곧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침묵의 순간이 될 것이다. 한 해의 끝과 시작이 맞닿는 시기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저마다의 내면에 고요히 자리한 빛을 다시 발견하도록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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