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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개최국 갤러리와 작가를 돋보이게 하는 국제아트페어 ACK

배상순

1000년을 이어진 축제 ‘기온마츠리(祇園祭)’가 매년 교토의 여름을 장식하고, 국제사진미술제 《교토그라피》도 12년째 개최되며 봄 행사로 잘 자리잡았다. 전통이 살아 숨쉬는 탓에 현대예술이 자리잡기 힘든 교토에서 현대미술아트페어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Art Collaboration Kyoto, ACK, 11.1-11.3, 교토 국제회의센터)가 4회를 맞이하면서 교토의 가을을 대표하는 행사로 성장했다. 성공의 이유로는 ACK만의 독창적인 협업전시인 ‘갤러리 협업(Gallery Collaboration)’섹션을 들수 있다. ACK의 특징은 유명한 외국 갤러리라도 일본 갤러리의 초대 없이는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른 섹션인 ‘교토 미팅(Kyoto Meetings)’ 또한 교토와 관련된 작가나 교토에서 작품을 발표한 작가 등 교토 관련 작가와 함께 선보이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국제회관 전시 전경 © ACK
사진: 모리야 유키 Moriya Yuki


이러한 주최 측의 컨셉은 아트페어를 주최하고 개최지의 갤러리와 작가에게 외국갤러리와 연계하여 전시구성을 전반적으로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외국갤러리와 외국콜렉터에게 교토의 작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선전하는 기회가 된다. 외국갤러리는 일본의 초대갤러리와 파티를 함께 하고, 경비와 아트페어의 원활한 소통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협력이 된다. 이것은 소속 작가 간에 직접 소통이나 빠른 정보교환을 통해 갤러리를 파악하는 친밀한 교류로 이어진다. 아트페어 주최 또한 외국갤러리를 일본 초대갤러리가 담당하여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 없이 아트페어 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매년 재활용 가능한 목재를 사용해 기존의 아트페어 전시장과는 다른 분위기를 조성했다.

2021년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에 시작된 ACK는 2024년 11월에 진행된 지난 행사에서는 외국갤러리 참가신청률이 35% 늘어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었다. 올해 참여갤러리는 외국갤러리 29곳, 일본의 초대갤러리 27곳이었다. ‘교토 미팅(Kyoto Meetings)’ 13개의 섹션에 참여한 한국 조현화랑은 교토와 독특한 인연을 맺은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박서보, 김종학, 이배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퍼블릭 프로그램으로 초대된 홍콩의 게스트 큐레이터 아트콜렉티브 팀은 교토국제회관 이벤트홀 및 주변에 설치 영상작품 등을 선보였다. 그외에도 부대행사를 개최한 교토시립교세라미술관(Kyoto City Kyocera Museum of Art)을 포함해 시내 곳곳에서 열린 젊은 갤러리의 팝업 전시와 고 사찰 등에서 만난 현대미술 등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린암(Murin-an) 설치 전경 © 안드레아스 에릭손 Andreas Eriksson.
사진: 모리야 유키 Moriya Yuki


ACK 디렉터 야마시타 유카코(Yukako YAMASHITA, 1988- )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해 올해는 “회복력(Resilience)”을 주제로 잡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와 행복을 찾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개인의 내면과 대화하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회복력”을 강조했다.

ACK의 성공적인 운영과 국제적 성장 전략은 한국 미술계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시사점이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위상을 높이기 위해 외국 유명 아트페어와 협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과연 한국 내 갤러리와 작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성장가능성이 있는 작가와 발전해 나가는 갤러리를 위한 방책이 충분한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짧은 기간 동안 크게 성장한 ACK는 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작가를 알리는 목적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국가의 갤러리와 협력한 프로그램에서 화려한 겉모습과 유명세보다는 자국의 젊은 갤러리와 주목이 필요한 작가의 성장과 활약에 주력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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