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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에 절인 것이 아닌 이상 인간 본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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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설탕에 절인 것이 아닌 이상 인간 본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참 여 자 김률희, 박주현, 박지현, 이은성, 전선영
전시기간 2026. 2. 3 (화) – 3. 14 (토) 
오프닝 리셉션 2026. 2. 3 (화), 오후 6~8시
전시내용 회화, 설치 포함 30점 내외
관람안내
-장    소 : 신한갤러리 |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251 신한은행 강남별관 신관 B1 신한아트홀 內
-관람시간 : 화~토 10:30~18:30 (일, 월 및 공휴일 휴관)
-관 람 료 : 무료


■ 《설탕에 절인 것이 아닌 이상 인간 본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展

덮인 것과 덮인 것

‘덮인다’라는 표현은 이중적이다. 무언가가 덮칠 때, 있던 것이 자취를 감추고 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다른 한편, 덮는 것과 한 몸이 되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해 준다.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까—여기에 눈에 덮인 벌판이 있다. 푸른 벌판은 그 모습을 감추고, 눈밭이 되어 우리 눈앞에 나타난다. 이제는 초원이 아니란 말일까? 초원이자 동시에 눈밭이다. 벌판은 눈송이에 덮여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벌판이길 그만두지 않는다. 벌판은 눈밭이 되길 받아들이고, 그 안에 미래의 푸르름을 간직한다. 덮이기에서 숨기기와 가리기는 보호와 간직의 저편인 동시에 이편이다. 

여기에 또 다른 이미지를 들고 왔다—“그녀의 상상력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무의식적인 존재의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세계의 모든 바위, 모든 균열을 쓰다듬는다”. 가려진 곳을 어루만지고 상상력을 통해서 밖으로 꺼내는 일. 앞서 인용한 구절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가 쓴 「여성의 직업」(1931)이라는 에세이에서 가지고 왔다. 이 내용은 1929년에 쓴 『자기만의 방』에 나타난 문제의식과도 일치한다. 이 글에서 울프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인간 본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예술로 덮여 있을 때만 좋아한다”. 

문학가로 활동한 그녀에게, 덮여 있음이란 무엇이었을까. 예술로 덮인 곳은 보기 좋음에 그치지 않는다. 작업하는 나만의 공간을 가진 울프의 방에서, 동시대 여성 작가의 작업 공간으로 돌아왔다. 《설탕에 절인 것이 아닌 이상 인간 본성을 좋아하지 않는다》에서 다섯 명의 작가는 예술로 덮인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기보다 감싸고, 말하기보다 감각하게 하는 태도를 추구한다. 백토를 여러 번 쌓아 올리며 감정의 침묵과 퇴적을 물질의 두께로 시각화하는 김률희, 두 사람의 일상적 접촉 안에 감정 변화를 포착하는 박지현, 농촌과 도시에 거주하며 동시다발적 연결성을 자연물과 생활용품에서 찾는 박주현, 미세한 떨림으로 선을 그려가면서 고요한 화면에 감정을 담아내는 이은성, 꿈과 무의식의 장면을 현실의 화면으로 불러내어 기억의 파편과 감정을 엮는 전선영—그렇다면 작품은 무엇을 말해 줄 것인가. 

작품에서 무엇을 표현하느냐는 결국 표현하지 못했던 것—아픈 마음, 본인의 정체성, 무의식—을 과감히 드러내는, 용기 있는 일로 평가되어야만 할까? 《설탕에 절인 것이 아닌 이상 인간 본성을 좋아하지 않는다》에 소개되는 다섯 명의 작품에서 강조되는 것은 반복과 수행성이다—붓질의 반복과 화면의 깊이감(김률희, 이은성), 드러남과 감춤의 반복(박지현, 전선영), 자연과 도시 사이의 경험을 반영한 설치(박주현). 작업 공간과 작품을 방으로 비유하고, 더 나아가 작가의 내면 세계와 동일시할 때, 그것은 내적으로 닫혀 있는 곳일까. 다섯 명의 작가에게 작업 환경-작품-내면의 연결은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들에게 작업 환경-작품-내면은 외부 세계와의 접촉과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다. 

김률희, 박주현, 박지현, 이은성, 전선영에게 본성이란 시선, 불안, 침묵, 순응, 의존을 통해서 접근하는 대상이다. 본성이란 절대적으로 확고하고 미리 정해진 상태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다섯 명의 작품에서 여백이나 정신, 그리고 과정이 강조되는 이유가 있다면, 이들이 뿌리를 두는 곳이 동양의 한국이라는 이유에 그치지 않는다. 그곳에서 직면하고 겪은 일은 말 없는 언어로 자리를 잡아가, 우리(작가와 관객 모두)를 사유하게 한다. 뿌리를 둔다는 것은 그곳에 박혀 있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활 반경이나 이동의 목적지가 될 때, 뿌리를 둔 곳에서 느끼는 이질감이나 심리적 변화가 작품에 스며들게 된다. 나와 사회, 나와 작업을 둘러싼 관계 맺음은 묵묵한 작업(활동)을 통해서 본성을 가꾸는 과정으로 발현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의 ‘방’은 사실 동양의 미닫이문으로 구분된 ‘사이 공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잠시 문을 옆으로 밀면 공간이 더 넓어지기도 하고, 타인의 간섭을 받기도 하는 역동성 안에서, 작업 환경-작품-내면은(‘사이’라는 단어에 ‘관계’와 ‘거리감’의 뜻이 있는 것처럼) 수행의 공간이 된다. 결국 이들이 고민해 온 ‘인간 본성’이라는 거대한 개념은, 외적 요인에 의해 가꾸어지기도 하고 이에 맞서 스스로 훈련해 나가기도 하는 토양에 가깝다. 눈송이에 덮이는 벌판에서, 보이지 않은 상태로 함양하는 것이 거기에 있듯이 말이다.

콘노 유키



■ 작가 소개 : 김률희 Kim Ryulhui
김률희는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침묵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사회·인간·자연을 잇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사건들이 어떤 형태로 남는지 실현한다. 경기대학교에서 한국화전공을 하였으며, 동 대학원 미술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고요가 남긴 자리》(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경기, 2025), 단체전으로는 《Vapor House Project_PARADISE KOONI》((구)바다횟집, 경기, 2024), 《거침없이 당당하게》(강릉시립미술관, 강원, 2021) 등이 있다.
 

김률희, <빠져나간 말보다 더 오래 버티던 틈>, 자연지에 백토, 아교, 193.9ⅹ112cm, 2025

■ 작가 소개 : 박주현 Park Juhyun
박주현은 호흡과 신체의 노동, 미세한 생물적 변화에서 출발한 감각적 경험을 관찰하고 재구성한다. 퍼포먼스,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신체와 물질, 장소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작업으로 구성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신체 경험이 환경과 공동체, 보이지 않는 생태적 관계망과 연결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국민대학교에서 회화과 학사와 인터미디어아트학과 석사를 전공했으며, 주요 단체전으로 《세계가 대충 망한 뒤》(뎁센드 2 갤러리, 서울, 2023), 《2024 On Boarding》(플랫폼엘, 서울, 2024), 《과정창고: 사라진 흔적들》(영등포산업선교회, 서울, 2025), 《물수제비를 던지는 가장 이상적인 자세》(상계예술마당, 서울, 2025)에 참여했다.
 

박주현, <공유하는 표면 아래에서>, 채집물, 돌, 가변설치, 2025

■ 작가 소개 : 박지현 Park Jihyeon
박지현은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 포착한 감정을 회화로 전이하며, 일상의 장면을 감각적인 구조로 재구성한다. 연출된 사진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색과 몸짓, 표면의 물성을 통해 감정의 미세한 흔들림을 드러낸다. 특히 ‘BLUE 시리즈’에서는 파란색을 매개로 관계의 온도와 리듬을 시각화하며, 회화를 감정의 구조가 머무는 공간으로 탐구한다. 주요 전시로는 개인전 《베일을 벗듯 사랑을 말해》(아트스페이스 류, 경기, 2025), 《가시와 가시》(호연갤러리, 경기, 2025)가 있으며, 단체전으로 《2024 On Boarding》(플랫폼엘, 서울, 2024)에 참여했다.  
 

박지현, <XXOXXO>, 병풍에 디지털 프린트, 장지에 혼합매체, 154ⅹ204cm, 2024

■ 작가 소개 : 이은성 Lee Eunsung
이은성은 일상에서 떠오르는 감정과 기억을 회화로 시각화하며 개인의 내면을 탐색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반복 행위 속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변화와 시간의 축적에 주목한다. 주요 전시로는 《이랜드문화재단 16기 공모 전시》(답십리아트랩, 서울, 2025), 《사이의 자리》(화성열린문화예술공간, 경기, 2025), 《지지직 슥》(호연갤러리, 경기, 2025), 《봄빛 좋은날, 그곳에서 나를 마주하다》(리수갤러리, 서울, 2022)가 있다.

 

이은성, <뛰어쓰기>,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2ⅹ130cm, 2025

■ 작가 소개 : 전선영 Jeon Sunyeong
전선영은 꿈에서 목격한 장면을 현실로 끌어와, 개인의 해석을 거쳐 재구성한 형상을 평면에 그려낸다. 모노톤의 색감과 유기적인 선으로 인체와 식물, 유기물의 형태와 질감을 중첩시켜 사실적이면서도 모호한 이미지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꿈이라는 무의식의 공간과 그 안에 형성된 작가의 심상 세계를 탐구한다. 경기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며 단체전으로는 《~로부터》(아브뉴프랑, 경기, 2024)에 참여했다.

 

전선영, <담김 Ⅱ>, 캔버스에 유성 잉크, 90.9ⅹ72.7cm, 2023




■ 신한갤러리 : 설립취지
신한갤러리는 국내 미술 저변을 확대하고 대중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자 신한은행이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1997년 광화문에 이어 2011년 역삼 오픈 이후 2020년 통합되어 역삼에서 전시를 지속해오고 있다. ‘Shinhan Young Artist Festa’라는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공모를 통해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기획전 또한 꾸준히 개최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경계 없는 예술을 지향하는 본 기관 취지에 맞춰 2018년부터 서울문화재단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와 협약, 입주작가 대상으로 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대중과 소통하며 사회공헌적 문화 공간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 신한갤러리 : Shinhan Young Artist Festa
신한갤러리의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진작가 공모전 ‘Shinhan Young Artist Festa’는 젊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아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2003년 신한갤러리 광화문에서 시작된 신진작가 공모전은 2009년부터 ‘Shinhan Young Artist Festa’라는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되어 신한갤러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Shinhan Young Artist Festa’는 주제나 형식, 표현기법 면에서 서로 연관되는 2인 이상의 참신한 작가 그룹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시진행과 관련한 제반 비용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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