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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환 회화전 : 심연의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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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current 180402, 2018, paper on canvas, 194x130cm

이번 전시에서는“Undercurrent” 시리즈 작품을 통해 우리들이 현재 먹고, 마시고, 입고, 즐기는 일상을 광고인쇄물이라는 오브제로써 극명하게 보여주며 늘 차고 넘치는 소비주의에 잠식되어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꿰뚫는다.

김춘환 작가의 고유의 작업 스타일은 30여년 전 프랑스 파리에 자리를 잡았을 때부터 시작되어 주변에서 모은 인쇄물과 잡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쇄물을 한 장씩 뜯고 구겨 나무로 만든 패널 위에 빽빽이 붙여 일정한 두께를 가진 종이 덩어리를 만들고 이를 절단하기도 하는 작업은 일종의 콜라주(collage) 기법이라 할 수 있는데 구체적 이미지를 오려내거나 특수한 이미지의 부분을 차용하여 화면을 재구성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콜라주 기법과 구별된다.

종이를 구기는 행위는 종이의 변형과 함께 그 안에 담긴 이미지들을 파괴시키는 작업이다. 구겨져 패널 위에 빽빽하게 붙여질 때에는 이미지들의 상호간섭과 뒤섞임을 통해 이미지는 상쇄되고 인쇄물이 본래 가진 무수한 의미는 감소된다. 종이가 하나씩 붙여지며 작가의 호흡과 함께 종이들이 만들어내는 자체의 형태들은 패널 가득히 형성된다. 물감을 사용하지 않지만 작가에게 종이는 물감이듯이 종이를 붙이며 만들어진 선은 붓질이 되어 화면의 시각적 자율성과 다양성을 드러낸다.

작가의 작업에서 “표면 절단”은 중요한 요소에 있다. 이는 작업 과정 중에 일어난 종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한 화면 안에 겉과 속, 안과 밖이 동시에 드러나며 그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이는 콜라주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던 여러 흔적들을 외부로 불러내는 것으로 외부에서 내부 세계로 가는 새로운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연에 모든 것을 떠맡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종이 덩어리들이 어떤 형태를 만들어내도록 한다. 이러한 우연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화면의 시각적 자율성과 다양성을 부여한다.”
-작가노트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인쇄물을 작품 재료로 사용해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김춘환은 1995년 프랑스로 이주한 후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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